다이닝 가이드 (23): 마파두부, 얼얼함과 부드러움 사이의 미묘한 합의
이름은 귀엽지만 매운맛은 진심 마파두부(麻婆豆腐). 처음 들으면 이름이 참 귀엽습니다. ‘마(麻)’는 얼얼함, ‘파(婆)’는 할머니, ‘두부(豆腐)’는 두부죠. 직역하면 ‘얼얼한 할머니의 두부 요리’쯤 되는데, 뜻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꽤나 인상적인 조합입니다. 실제로 마파두부는 중국 쓰촨 지방에서 유래한 요리로, 얼굴에 마마자국이 있던 한 할머니가 두부 요리를 기가 막히게 만들어 팔았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이랍니다. 이 요리의 핵심은 부드러움 속의 강렬함입니다. 말캉한 두부를 숟가락으로 떠 입에 넣는 순간, 화자오(花椒, 산초)의 얼얼한 맛과 고추기름의 화끈함이 뒤따라오죠. 여기에 고기에서 나오는 고소한 풍미까지 더해지면, 입 안에서 부드러움과 자극이 꽤 근사하게 공존합니다. 부드럽게, 그리고 단단하게..
다이닝 가이드
2025. 6. 10. 23:51